
이커머스 공룡이 흔들리는 이유
2025년 들어 쿠팡에 비상등이 켜졌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영업정지'라는 초강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식 시사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지각변동급 이슈가 터졌기 때문입니다.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은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에 출연해 "명령 불이행 시 영업정지 처분도 가능하다"고 못 박았고, 소비자·투자자·경쟁사 모두 그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 왜 지금 이 이슈가 이렇게 'HOT'할까요? 바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쿠팡이츠 끼워팔기 의혹, 그리고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위 남용 조사가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쿠팡은 지금 삼면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부터 끼워팔기까지, 삼중고
공정위가 문제 삼는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최근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서 소비자 피해 방지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전자상거래법은 사업자에게 소비자 보호 의무를 명시하고 있는데, 공정위는 쿠팡이 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둘째, 쿠팡이츠를 이용할 때 쿠팡 본 서비스를 강제로 가입하게 하거나 혜택을 차별적으로 부여한다는 이른바 '끼워팔기' 의혹입니다.
셋째,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는 쿠팡을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지정하고, 만약 지위 남용이 확인되면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현재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쿠팡의 개인정보 관리 실태를 전수 조사 중입니다. 공정위는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고, 시정명령만으로 피해 구제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최고 수위의 제재인 영업정지까지 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쿠팡은 뉴욕 증시 상장사인 만큼 영업정지가 현실화되면 주가 폭락과 집단소송,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 등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속마음, "탈팡할까 말까"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탈팡' 논쟁이 뜨겁습니다. 한 직장인 A씨는 "로켓배송 편리함에 익숙해져 있는데, 개인정보 유출 소식 듣고 나니 불안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는 "쿠팡이츠 쓰려고 가입했는데, 자동으로 와우멤버십 무료체험이 시작되더라. 나중에 자동 결제될까 봐 바로 해지했다"며 끼워팔기 의혹을 체감한 경험을 전했습니다. 쿠팡의 국내 매출 비중은 약 90%에 달하기 때문에, 소비자 이탈이 본격화되면 실적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소비자가 당장 쿠팡을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로켓배송과 와우멤버십의 편리함, 다양한 상품 라인업은 여전히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쿠팡이 소비자 보호를 더 강화하고, 투명한 운영을 약속한다면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부 소비자들은 "문제가 생기면 고치면 되는 것 아니냐"며 쿠팡을 옹호하는 입장도 보입니다.
미국 vs 한국 정부, 외교 문제로 번질까
한 가지 더 복잡한 변수는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만약 한국 정부가 영업정지라는 극단적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 정부나 투자자들이 "자국 기업에 대한 부당 규제"로 간주하고 외교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미 글로벌 무역 분쟁과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한국 정부로서는 쿠팡 제재가 외교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합니다. 다만 공정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을 쿠팡의 동일인, 즉 총수로 지정하는 방안도 공정위가 검토 중입니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에 대한 규제를 받게 되고, 계열사 간 부당 지원이나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감시가 강화됩니다. 이는 쿠팡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대안 플랫폼 찾는 소비자들, 어디로 갈까
쿠팡의 위기는 경쟁사에게는 기회입니다. 네이버쇼핑, 11번가, 지마켓, 옥션 등 기존 플랫폼들은 물론, 무신사·29CM 같은 패션 전문몰, 마켓컬리·새벽배송 서비스들이 쿠팡 이탈 고객을 흡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배송 속도와 상품 다양성에서 쿠팡에 뒤지지 않는 플랫폼들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선택지도 넓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첫째, 개인정보 보호 설정을 점검하고, 불필요한 앱 권한은 차단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여러 플랫폼을 비교해보며 가격과 배송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셋째, 자동 결제나 무료체험 가입 시 해지 일정을 미리 체크해두면 불필요한 과금을 막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쿠팡은 어떻게 변할까
공정위의 조사와 제재 절차는 수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영업정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쿠팡은 과징금·시정명령·소비자 보상 등 다양한 형태의 책임을 질 가능성이 큽니다. 쿠팡 입장에서는 소비자 신뢰 회복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입니다. 개인정보 관리 시스템 전면 개편, 끼워팔기 의혹 해소를 위한 서비스 분리, 투명한 정보 공개 등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라야만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한편 이번 사태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전체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일수록 더 높은 수준의 법적·윤리적 책임이 요구된다는 점을 모든 플랫폼이 명심해야 합니다. 소비자들 역시 편리함만 좇기보다는, 개인정보 보호와 공정 거래를 중시하는 플랫폼을 선택하는 현명한 소비 습관을 길러야 할 때입니다. 쿠팡 사태는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이커머스 생태계 전체가 한 단계 성숙해지는 성장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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