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약 24%가 믿는 이슬람교. 우리가 생각보다 가까이에서 만나는 이 종교는 어떤 원칙으로 움직일까요? 이슬람교에는 '다섯 기둥'이라 불리는 다섯 가지 핵심 의무가 있어요. 이 기둥들이 무너지면 신앙 자체가 흔들린다고 여겨질 만큼 중요한 실천 덕목이죠. 오늘은 그 다섯 가지를 하나씩 살펴보면서, 이슬람 신앙의 뼈대를 함께 이해해 볼게요.

샤하다, 믿음의 선언
첫 번째 기둥은 '샤하다'예요. 아랍어로 '증언'이라는 뜻을 가진 이 말은 이슬람 신앙 고백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알라 외에 신은 없으며, 무함마드는 알라의 사도이다"라는 문장을 진심으로 믿고 고백하는 것이죠. 이 한 문장이 무슬림과 비무슬림을 가르는 경계선이에요.
샤하다는 단순히 입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확신해야 해요. 두 증언 모두를 받아들여야만 진정한 무슬림이 될 수 있죠. 개종할 때도 이 샤하다를 두 명의 증인 앞에서 낭송하면 공식적으로 이슬람 공동체의 일원이 돼요. 간결하지만 무게감 있는 선언이에요.
살라트, 하루 다섯 번의 기도
두 번째 기둥은 '살라트', 즉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 의무 기도예요. 새벽, 정오, 오후, 해질녘, 밤 이렇게 하루 다섯 차례 메카 방향을 향해 절하며 기도를 올려요. 모스크에서 울려 퍼지는 아잔 소리가 바로 기도 시간을 알리는 신호죠.
살라트는 단순한 기도가 아니라 몸 전체로 신에게 복종하는 행위예요. 정해진 동작과 암송할 구절이 있고, 기도 전에는 반드시 우두라는 정결 의식을 거쳐야 해요. 바쁜 현대 사회에서도 무슬림들은 어디서든 기도 시간이 되면 멈추고 기도를 드려요. 이 규칙적인 실천이 신앙을 일상에 뿌리내리게 하죠.

자카트, 의무적인 자선
세 번째 기둥은 '자카트'예요. 일정 수준 이상의 재산을 가진 무슬림이라면 매년 재산의 일정 비율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줘야 해요. 보통 재산의 2.5% 정도를 자카트로 내는데, 이건 선택이 아니라 의무예요.
자카트는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부의 재분배 시스템이에요. 돈이 한곳에만 쌓이지 않고 사회 전체로 순환하게 만드는 장치죠. 이슬람 사회에서 빈부 격차를 줄이고 공동체 연대를 강화하는 핵심 수단이에요. 자발적인 기부인 사다카와는 구별되는, 반드시 이행해야 할 종교적 의무랍니다.
사움, 라마단 금식
네 번째 기둥은 '사움', 즉 금식이에요. 이슬람력 9월인 라마단 한 달 동안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음식도, 물도 입에 대지 않아요. 성인 무슬림이라면 누구나 지켜야 하는 의무죠. 다만 임산부, 환자, 여행자 등은 예외가 인정돼요.
라마단 금식은 육체적 절제를 통해 영적 성장을 추구하는 시간이에요. 배고픔을 경험하면서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이해하고, 물질에서 벗어나 신에게 집중하죠. 해가 지면 이프타르라는 식사로 금식을 마치는데, 이때 가족과 이웃이 모여 음식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한 달간의 수행이 공동체 전체를 하나로 묶어주는 경험이 되는 거죠.

하지, 일생에 한 번의 성지순례
다섯 번째 기둥은 '하지', 메카로의 성지순례예요. 신체적·경제적 여건이 되는 무슬림이라면 일생에 최소 한 번은 이슬람력 12월에 메카를 방문해야 해요.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한곳으로 모이는 장관이 펼쳐지죠.
하지는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영적 재탄생의 과정이에요. 순례자들은 이흐람이라는 흰 옷을 입고 신분과 지위를 벗어던져요. 부자든 가난한 이든, 어느 나라 사람이든 모두가 평등한 한 명의 신앙인이 되는 거죠. 카바 신전을 도는 의식, 사파와 마르와 언덕 사이를 오가는 행위 등 정해진 순서를 따르며 예언자의 발자취를 따라가요.

다섯 기둥이 만드는 신앙 공동체
이슬람의 다섯 기둥은 개인의 신앙을 넘어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힘이에요. 샤하다로 시작해 매일의 살라트로 신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자카트로 이웃을 돌보며, 사움으로 자신을 단련하고, 하지로 전 세계 무슬림과 하나 됨을 경험하죠. 이 다섯 가지 실천이 이슬람 신앙의 뼈대이자 무슬림 삶의 리듬을 만들어요.
종교를 이해한다는 건 그 종교를 믿는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거예요. 이슬람의 다섯 기둥을 알게 되면, 우리 주변 무슬림 이웃들이 왜 그런 방식으로 살아가는지 조금 더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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