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워노졸로(Wonocolo) 마을을 처음 마주한 순간,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수백 년 전 방식 그대로 원유를 채취하는 이곳은 지구상 유일의 재래식 원유 채취 마을로, 주민들의 삶 자체가 검은 기름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부터 이어진 이곳의 역사, 트럭 엔진과 양동이로 원유를 끌어올리는 놀라운 채취 방식, 그리고 위험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가슴 아픈 역사의 선물, 워노졸로의 시작
워노졸로의 역사는 1894년경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자원 침탈을 목적으로 개발된 이 유전은 독립 후 방치되었고,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직접 원유를 채취하기 시작했습니다. 식민 지배의 상처가 역설적으로 마을 사람들의 생존 수단이 된 셈입니다. 현재 워노졸로는 전통적인 방식을 고수하며 '작은 텍사스(Little Texas)'로 불리며, 유일무이한 문화유산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트럭 엔진과 양동이로 끌어올리는 검은 금
이곳의 원유 채취 방식은 현대적인 시추 장비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지하 100~400m까지 구멍을 뚫은 후, 폐차된 트럭 엔진을 동력으로 삼아 50kg이 넘는 시추기를 수작업으로 올리고 내립니다. 파이프와 양동이를 이용해 원유를 길어 올리는 과정은 위험하고 고되지만, 이것이 주민들의 유일한 생계 수단입니다. 하루 종일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이곳에서는 폭발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지만, 주민들은 이 방식을 수백 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축복의 땅, 그러나 위험과 공존하는 일상
워노졸로는 마을 전체가 유전 지대로, 1년 내내 석유가 생산되어 '축복의 땅'으로 불립니다. 채취한 원유는 간단한 정제 과정을 거쳐 주민들이 직접 판매하거나 농업용 연료로 사용됩니다. 이를 통해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고 가정 경제를 유지하지만, 항상 화재와 건강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안전 장비 없이 작업하는 모습을 보며, 생존을 위한 선택이 얼마나 무거운지 실감했습니다.
관광 명소로 변모 중인 워노졸로
최근 워노졸로는 독특한 문화와 산업을 보존하며 원유 체험 관광지(Wonocolo Teksas Geosite)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방문 시에는 안전에 주의하고, 주민들의 일상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관광 수익은 주민들의 생계 개선과 안전 장비 구입에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방문 전 현지 가이드와 일정을 조율하는 것이 좋으며, 사진 촬영 시 허락을 구하는 것이 예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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