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겨울, 아침마다 창문을 열면 물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벽지 귀퉁이가 촉촉하게 젖어 있던 기억이 나요. 온종일 난방을 켜두니 실내 공기는 답답한데 정작 벽면은 축축하고, 옷장 구석에서는 묘한 냄새까지 나기 시작했죠. 그때는 몰랐어요. 겨울이 오히려 습기와 곰팡이의 계절이라는 걸요.
올해는 달라요. 작은 습관 몇 가지만 바꿨을 뿐인데, 집안 공기가 확연히 쾌적해졌고 곰팡이 걱정도 사라졌어요. 특별한 장비나 큰돈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어요. 지금부터 제가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 겨울철 습기 관리 루틴을 공유해 볼게요.

왜 겨울에 습기가 더 심할까
겨울은 건조한 계절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집 안은 오히려 습기가 가득해져요. 난방을 위해 창문을 꼭꼭 닫아두고, 빨래를 실내에서 말리고, 가습기를 틀고, 요리를 하면서 계속 수증기가 발생하죠. 문제는 이 수증기가 밖으로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거예요.
실내외 온도 차이가 크면 결로 현상도 심해져요. 따뜻한 실내 공기가 차가운 창문이나 벽면에 닿으면 물방울로 변하고, 이게 쌓이면 곰팡이의 온상이 되는 거죠. 특히 북향 방이나 욕실, 옷장 뒤편처럼 통풍이 잘 안 되는 곳은 더 위험해요.
전보다 달라진 나의 하루 루틴
예전엔 아침에 일어나면 그냥 커튼만 열고 바로 출근 준비를 했어요. 지금은 기상 직후 5분만 투자해요. 모든 방의 창문을 활짝 열고 맞바람을 만들어요. 차가운 바람이 들어와도 5분이면 충분해요. 밤사이 쌓인 습기와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고, 창틀에 맺힌 물기도 증발하기 시작하죠.
점심시간이나 재택근무 중에도 한 번씩 환기해요. 하루에 최소 3번, 한 번에 5~10분씩 창문을 여는 게 습관이 됐어요. 처음엔 춥고 귀찮았지만, 지금은 이 시간이 집안 공기를 리셋하는 소중한 순간이에요. 저녁에 요리를 할 땐 반드시 환풍기를 틀고, 요리가 끝나도 10분 정도 더 돌려둬요.

습기제거제, 제대로 배치하니 효과 두 배
환기만으로는 부족한 공간이 있어요. 신발장, 옷장, 싱크대 밑, 화장실 같은 곳이죠. 여기에는 습기제거제를 전략적으로 배치했어요. 특히 옷장은 계절 옷을 꺼내 입을 때마다 퀴퀴한 냄새가 났는데, 제습제 2~3개를 구석구석 놓아두니 확실히 달라졌어요.
제습제는 보통 2~3개월마다 교체해야 하는데, 겨울철엔 습기가 많아서 한 달 반이면 물이 가득 차요. 투명 용기에 물이 차는 걸 보면 신기하면서도 '이만큼의 습기가 집안에 있었구나' 실감하게 돼요. 신발장에는 작은 제습제를, 옷장에는 큰 용량을 사용하고 있어요.
공간별 추천 습기제거제 용량
- 신발장: 300~500ml
- 옷장: 600~1000ml
- 싱크대 밑: 500ml
- 화장실: 300ml (방향제 겸용 추천)
숯, 생각보다 강력한 천연 제습제
숯을 활용한 건 우연한 계기였어요. 명절에 고기 구울 때 쓰려고 산 참숯이 남아서 화분 옆에 놓아뒀는데, 신기하게도 그 주변 공기가 더 상쾌한 느낌이었어요. 찾아보니 숯은 다공성 구조로 습기를 흡수하고 냄새도 제거하는 천연 제습제더라고요.
지금은 대나무 숯 주머니를 침실, 거실, 현관 신발장에 각각 배치해뒀어요. 화학제품이 부담스러운 분들, 아이가 있는 가정에 특히 좋아요. 한 달에 한 번 햇볕에 2~3시간 말리면 흡수한 습기가 증발하면서 다시 사용할 수 있어서 경제적이기도 하고요.
숯 주머니는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어요. 천연 리넨 주머니에 담긴 제품들은 보기에도 깔끔하고,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요. 차 안이나 옷장, 신발장 어디든 걸어두거나 놓아두기만 하면 돼요. 사용 기간도 1~2년으로 길어서 한 번 구매하면 오래 써요.

곰팡이가 생기기 전, 예방이 핵심
곰팡이는 한 번 생기면 제거하기 정말 까다로워요. 벽지를 뜯어내고 방수 작업까지 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그래서 예방이 최우선이에요. 제가 집중 관리하는 곳은 세 군데예요. 욕실, 부엌 싱크대 주변, 그리고 북향 방 모서리예요.
욕실은 사용 후 반드시 물기를 닦아내요. 수건으로 벽면과 바닥을 쓱쓱 닦는 데 1분이면 충분해요. 그리고 환풍기를 최소 30분은 켜두거나, 문을 열어서 습기가 빠져나가게 해요. 샤워 커튼이나 발매트도 자주 세탁하고 햇볕에 말려요.
부엌은 설거지 후 싱크대와 개수대 주변 물기를 바로바로 닦아요. 행주는 매일 삶거나 뜨거운 물로 소독하고, 완전히 말려요. 음식물 쓰레기통도 밀폐형으로 바꾸고 이틀에 한 번은 비우고 있어요. 작은 습관이지만 곰팡이와 벌레 예방에 확실히 효과가 있어요.
이제는 쾌적한 겨울나기가 가능해요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집안 환경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도 벽지가 젖어 있지 않고, 옷장을 열 때 퀴퀴한 냄새 대신 깨끗한 공기가 느껴져요. 곰팡이 걱정 없이 겨울을 보낼 수 있다는 게 이렇게 기분 좋은 일인지 올해 처음 알았어요.
습기 관리는 특별한 기술이 아니에요. 규칙적인 환기, 제습제와 숯 같은 간단한 도구, 그리고 생활 속 작은 주의만 있으면 충분해요. 한꺼번에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 하나씩 습관으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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