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푸동공항에 발을 디디는 순간, 습한 공기와 함께 도시 특유의 에너지가 피부로 느껴져요. 황푸강을 따라 늘어선 마천루는 붉은 석양을 받아 금빛으로 물들고, 골목 안쪽에선 프라이팬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기름 냄새가 퍼지죠. 2박 3일이면 충분히 상하이의 두 얼굴, 즉 초현대적인 루자쭈이 금융가와 시간이 멈춘 듯한 프랑스 조계지를 모두 경험할 수 있어요. 짧은 일정 속에서도 명소, 로컬 맛집, 쇼핑까지 놓치지 않는 상하이 여행의 핵심을 지금부터 풀어볼게요.

상하이를 선택한 이유: 비행시간과 접근성
인천공항에서 상하이 푸동까지는 약 2시간, 홍교공항은 1시간 50분이면 도착해요. 금요일 저녁 출발해도 현지에서 밤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일요일 밤 귀국편을 타면 월요일 출근도 무리 없죠. 비자는 15일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지만, 정책 변동이 잦으니 출발 전 대사관 홈페이지에서 반드시 확인하세요. 환율은 위안화 기준 1위안당 약 190~200원 선이며, 알리페이·위챗페이 연동을 위해 신용카드를 미리 등록해두면 현금 걱정이 줄어들어요.
와이탄과 루자쭈이: 강을 사이에 둔 극명한 대비
상하이 여행의 첫인상은 대부분 와이탄에서 시작돼요. 황푸강 서쪽 제방을 따라 1km가량 이어지는 이 산책로는 1930년대 유럽식 건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어요. 저녁 8시가 넘으면 강 건너 루자쭈이의 동방명주탑, 상하이타워, 진마오빌딩이 일제히 조명을 켜고, 와이탄 쪽 고전 건축물도 황금빛으로 물들죠. 이 순간 사진 한 장이면 상하이의 과거와 미래가 한 프레임에 담겨요.
루자쭈이로 건너가려면 지하철 2호선 루자쭈이역에서 내리거나, 와이탄에서 관광용 페리를 타면 되요. 페리는 편도 2위안 정도로 저렴하고, 강 위에서 양쪽 스카이라인을 모두 볼 수 있어 추천해요. 상하이타워 전망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건물답게 118층 높이에서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지만, 입장료가 약 180위안(약 3만 5천 원)으로 비싼 편이에요. 예산이 빠듯하다면 진마오빌딩 88층 전망대(약 120위안)나 동방명주 중간 전망대(약 160위안)도 대안이 될 수 있어요.

프랑스 조계지: 골목 속 시간 여행
난징루와 화이하이루를 중심으로 펼쳐진 옛 프랑스 조계지는 상하이의 또 다른 매력이에요. 플라타너스 가로수 아래로 붉은 벽돌 주택들이 줄지어 서 있고, 그 사이사이 빈티지 카페와 부티크 숍이 자리해요. 특히 톈즈팡은 미로처럼 얽힌 골목 안에 갤러리, 공방, 차 전문점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단, 주말 오후엔 관광객이 몰려 동선 확보가 어려우니 평일 오전이나 늦은 오후를 노리는 게 좋아요.
예원과 난징루: 전통과 쇼핑의 교차점
예원은 명나라 시대 조성된 중국식 정원으로, 좁은 면적 안에 연못, 정자, 괴석이 정교하게 배치돼 있어요. 입장료는 성수기 40위안, 비수기 30위안이며, 둘러보는 데는 1~2시간이면 충분해요.
난징루는 상하이 최대 쇼핑 거리로, 동쪽 끝 와이탄에서 서쪽 징안쓰까지 약 5km 이어져요. 보행자 전용 구간인 난징동루는 백화점과 브랜드 매장이 밀집돼 있고, 난징시루는 현지인이 자주 찾는 로컬 상권이에요. 쇼핑보다는 거리 풍경과 네온사인을 즐기는 산책 코스로 추천하며, 밤 10시까지도 활기가 넘쳐요.

로컬 맛집과 음식 문화: 단맛과 기름의 조화
상하이 요리는 단맛이 강하고 기름진 편이에요. 대표 메뉴는 샤오롱바오(小籠包), 셩젠만터우(生煎饅頭), 홍샤오로우(紅燒肉) 정도예요. 샤오롱바오는 얇은 피 안에 육즙이 가득 차 있어 입천장 화상 주의가 필요하고, 셩젠만터우는 바닥이 바삭하게 구워진 군만두 스타일이죠. 홍샤오로우는 돼지고기를 간장과 설탕에 졸인 요리로, 한국인 입맛엔 달게 느껴질 수 있어요.
맛집을 찾을 땐 대중점평(따종뎬핑) 앱을 활용하면 좋아요. 현지인 리뷰와 평점, 대기 시간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길거리 음식은 위생 상태가 천차만별이니,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이나 매장 형태를 갖춘 곳을 우선 선택하세요.
교통과 동선: 지하철 중심으로 움직이기
상하이 지하철은 20개 이상의 노선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요. 1·2·10호선만 알아도 주요 관광지는 거의 커버돼요. 교통카드는 공항이나 지하철역에서 구입 가능하고, 보증금 20위안 포함해 50~100위안 충전하면 2박 3일 이동엔 충분해요. 알리페이·위챗페이로도 개찰구 통과가 가능하지만, 외국인 계정 연동이 번거로우니 교통카드 구입을 추천해요.
택시는 기본요금 14위안부터 시작하며, 영어 소통이 거의 안 돼요. 목적지 주소를 중국어로 미리 캡처해두거나, 디디추싱(중국판 우버) 앱을 설치하는 게 안전해요.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리니어 모터카(자기부상열차)를 타면 30km를 7분 만에 이동하지만, 환승이 필요하고 요금이 50위안이라 가성비는 떨어져요. 지하철 2호선이 푸동공항까지 직결되니 시간 여유가 있다면 지하철이 경제적이에요.
숙소 선택: 위치가 곧 동선이다
2박 3일 일정이라면 숙소 위치가 여행 효율을 크게 좌우해요. 난징루·와이탄 주변은 관광 중심지라 편리하지만 숙박비가 1박에 6만원 정도 해요. 프랑스 조계지나 징안쓰 쪽은 분위기 좋고 지하철 접근성도 괜찮으며, 가격은 중간 수준이에요. 푸동 지역은 저렴하지만 강 건너 이동 시간이 추가되니 첫 여행이라면 비추천이에요.
에어비앤비나 부킹닷컴에서 예약 시, 리뷰에서 '위생·소음·환불 정책'을 꼭 확인하세요. 중국 현지 앱(씨트립 등)이 더 저렴한 경우도 있지만, 환불이나 문의 대응이 중국어로만 가능해 외국인에겐 리스크가 있어요. 방문·구매 전 공식 홈페이지나 예약 플랫폼에서 최신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여행 준비물: 가볍게, 하지만 꼼꼼하게
2박 3일 짧은 일정이라 큰 캐리어보단 기내용 백팩이나 24인치 이하 캐리어가 적당해요. 상하이는 습도가 높고 미세먼지도 자주 발생하니 마스크, 선크림, 작은 우산은 필수예요. 호텔 어메니티가 부실한 곳이 많아 여행용 샴푸·린스 용기나 파우치에 소분해 가는 게 좋아요. 쿠팡에서 '여행용 공병 세트'나 '휴대용 파우치'를 미리 준비해두면 짐 정리가 한결 수월해요. 또 걷는 시간이 많으니 쿠션 좋은 운동화나 워킹화도 체크리스트에 넣어보세요. 다음 여행을 준비하실 때 이 항목들을 참고하시면 짐 싸는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거예요.
상하이가 남긴 여운
2박 3일은 분명 짧은 시간이에요. 하지만 상하이는 그 안에서도 과거의 향수와 미래의 속도를 동시에 체험하게 만드는 도시예요. 와이탄에서 바라본 루자쭈이의 불빛, 골목 안 작은 찻집에서 마신 따뜻한 차 한 잔, 샤오롱바오 육즙이 터지던 순간 하나하나가 여행의 이유가 되죠. 완벽한 계획보다 여유로운 발걸음이, 많은 명소보다 깊은 한 곳이 때론 더 오래 기억에 남아요. 상하이는 그런 균형을 스스로 찾게 하는 도시예요. 다음 주말, 혹은 다가오는 연휴에 짧은 탈출이 필요하다면, 상하이는 언제든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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