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이 만든 초록빛 여행의 시작
창문을 열자 제주 특유의 보송한 바람이 얼굴을 스쳐요. 3월 말의 제주는 유채꽃이 막 고개를 들고, 벚꽃 봉오리가 터지기 직전의 설렘으로 가득해요. 하늘은 맑고 투명한 코발트블루, 공기는 촉촉하면서도 상쾌한 바다 냄새를 머금고 있어요. 봄 여행지로 제주 동부 해안만 한 곳이 없다는 걸, 오늘 하루면 충분히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오전 코스, 성산일출봉에서 시작하는 황홀한 하루
아침 7시, 성산일출봉 주차장에 도착했어요. 렌터카를 이용하면 제주공항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니, 전날 제주시에 숙소를 잡았다면 이른 아침 출발로도 충분해요. 주차비는 소형차 기준 2,000원, 입장료는 성인 5,000원이에요.
성산일출봉은 봄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줘요. 계단을 오르는 20분 동안 숨이 차지만, 정상에 오르면 펼쳐지는 360도 파노라마 뷰는 그 모든 걸 보상해요. 특히 아침 햇살이 바다를 비추는 순간, 에메랄드빛 물결이 반짝이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장관을 만들어내죠. 하산 후에는 입구 근처 '일출봉해녀의집'에서 성게미역국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채워보세요. 1만 원 내외로 제주 바다의 진한 맛을 경험할 수 있어요.
점심 전 코스, 섭지코지에서 만나는 봄빛 산책
성산일출봉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섭지코지가 있어요. 주차는 무료이고, 입장료도 없어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곳이에요. 유채꽃이 만개한 들판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노란 물결과 파란 바다가 만드는 색의 조화가 눈부셔요.
섭지코지 끝자락에는 빨간 등대와 하얀 건물이 어우러진 포토 스팟이 있어요. SNS에서 자주 보던 그 풍경이 바로 여기예요. 오전 10시쯤이면 햇빛 각도가 딱 좋아서, 역광 걱정 없이 인생샷을 남길 수 있어요. 산책 코스는 천천히 돌아도 1시간이면 충분하니, 여유롭게 봄 기운을 만끽해 보세요.

점심 코스, 표선 해변 근처 로컬 맛집 탐방
점심시간에는 섭지코지에서 차로 15분 거리인 표선해수욕장 근처로 이동해요. 이곳에는 '바다횟집'이라는 이름의 작은 식당이 있는데, 제주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에요. 갈치조림과 고등어구이가 메인 메뉴로, 1인 1만 2천 원 선에서 푸짐한 한상을 받을 수 있어요. 예약 없이도 대부분 자리가 있지만, 주말이라면 11시 30분쯤 미리 가는 걸 추천해요.
식사 후에는 표선해변을 따라 10분 정도 산책하며 소화를 시켜보세요. 관광객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백사장이 부드러워 맨발로 걷기에도 좋아요. 바람에 실려오는 파도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줘요.
오후 코스, 비자림과 김녕미로공원에서의 초록 힐링
오후 2시, 표선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비자림으로 향해요.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주차비는 무료예요. 비자림은 수백 년 된 비자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피톤치드를 가득 마실 수 있어요. 봄철에는 초록 이끼가 나무 밑동을 감싸고, 새순이 돋아나는 모습이 생명력 넘쳐요.
산책로는 왕복 1.5km로 40분 정도면 충분해요. 중간중간 벤치가 있어 쉬어가기 좋고, 숲속 공기가 시원해서 걷는 내내 상쾌함이 유지돼요. 비자림을 나와 10분 거리에 김녕미로공원이 있어요. 입장료는 성인 3,300원이고, 미로를 빠져나오는 재미가 쏠쏠해요. 연인이나 가족끼리 오면 웃음 가득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저녁 전 코스, 월정리 해변에서 맞는 황금빛 노을
오후 4시 30분, 김녕에서 차로 5분 거리인 월정리 해변으로 이동해요. 월정리는 제주 동부의 대표 핫플레이스로,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모래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뤄요. 봄철에는 수온이 아직 차갑지만, 발목까지 물에 담그고 산책하기엔 딱이에요.
해변을 따라 늘어선 카페 중 '더클리프'는 통유리 너머로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에요. 아메리카노 한 잔에 6,500원 정도로, 일몰 시간에 맞춰 자리를 잡으면 황금빛 노을이 바다를 물들이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어요. 이 순간만큼은 시간이 멈춘 듯 평화로워요.
저녁 코스, 구좌읍 해물찜으로 마무리
저녁 7시, 월정리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구좌읍 시내로 이동해요. '해녀의부엌'이라는 식당은 해물찜이 일품인데, 2인 기준 5만 원 선에서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어요. 신선한 전복, 문어, 새우가 매콤달콤한 양념과 어우러져 입안 가득 바다 향이 퍼져요. 예약은 필수는 아니지만, 저녁 시간대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전화 문의 후 방문하면 좋아요.
식사 후 제주시 방면으로 복귀하는 길에는 조천읍을 지나며 야경을 감상할 수 있어요.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제주의 밤 풍경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해요.

여행이 남긴 의미, 봄날의 선물
제주 동부 해안을 따라 하루를 보내며, 봄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 무엇인지 깨달았어요. 그건 단순히 꽃이 피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계절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향한 설렘과 용기였어요.
파도 소리, 바람 냄새, 초록빛 숲길, 노을 지는 바다. 이 모든 순간이 일상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었어요. 봄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잠들어 있던 생명력을 깨우는 작은 의식 같은 거예요. 제주의 봄을 만끽하고 나면, 당신도 분명 더 단단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돌아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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