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터미널 앞, 설렘이 시작되는 순간
마카오의 이른 아침 공기는 생각보다 짠해요. 바다와 가까운 도시답게 습한 바람이 피부에 닿고, 저 멀리 페리 터미널 건물이 유리창에 아침 햇살을 반사하며 반짝이고 있어요. 여행 가방을 끌고 터미널로 들어서면 여러 언어가 뒤섞인 안내방송이 울려 퍼지고, 곳곳에서 캐리어 바퀴 구르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요. 홍콩행 페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하죠. 마카오와 홍콩은 불과 한 시간 남짓 거리예요. 비행기도, 육로도 아닌 바다 위 페리를 타고 국경을 넘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특별한 여행이 시작돼요.

마카오 페리 터미널은 두 곳, 어디서 탈까
마카오에는 크게 두 개의 페리 터미널이 있어요. 하나는 마카오 반도 중심에 위치한 '아우터 하버 페리 터미널(Outer Harbour Ferry Terminal)', 또 하나는 타이파 지역에 있는 '타이파 페리 터미널(Taipa Ferry Terminal)'이에요. 대부분의 여행자는 아우터 하버 터미널을 이용하는데, 마카오 시내 호텔이나 세나도 광장에서 접근하기 편하고 홍콩행 배편도 더 많기 때문이에요.
타이파 터미널은 베네시안, 시티 오브 드림 같은 대형 카지노 리조트 근처에 있어서 코타이 지구에 머물렀다면 이쪽이 더 가까워요. 두 터미널 모두 홍콩 침사추이, 홍콩섬 상환, 홍콩 국제공항으로 가는 노선을 운영하니까 목적지에 맞춰 선택하면 돼요. 터미널까지는 호텔 셔틀버스나 택시,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고, 마카오는 작은 도시라 이동 시간이 길지 않아요.
페리 티켓 예약, 현장 vs 온라인
페리 티켓은 현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성수기나 주말에는 원하는 시간대가 매진될 수 있어요. 특히 아침 시간대나 저녁 시간대는 출퇴근 수요와 겹쳐서 빨리 마감되는 편이에요. 그래서 미리 온라인으로 예약하는 게 안전해요. 터보젯(TurboJET)과 코타이 워터젯(Cotai Water Jet) 두 회사가 주요 운영사인데, 각각 공식 홈페이지나 앱에서 예약할 수 있어요.
가격은 시간대와 좌석 등급에 따라 달라져요. 일반 이코노미 좌석 기준으로 평일 주간에는 편도 약 35000원 정도예요. 하지만 심야 시간대(보통 밤 10시 이후)에는 추가 요금이 붙어서 250홍콩달러(약 4만5천 원) 이상으로 올라가요. 프리미엄 좌석이나 슈퍼 클래스를 선택하면 더 넓은 공간과 음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가격은 두 배 가까이 뛰어요. 단거리 이동이니 일반 좌석으로도 충분히 쾌적해요.

출국 절차, 생각보다 간단해요
터미널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체크인 카운터로 가야 해요. 온라인 예약을 했다면 예약 번호와 여권을 보여주고 탑승권을 받으면 돼요. 그다음은 출국 심사예요. 마카오는 중국 특별행정구이고 홍콩도 마찬가지라서, 이 두 도시를 오갈 때도 정식 출입국 절차를 거쳐야 해요. 마카오 출국 심사대에서 여권과 탑승권을 제시하면 도장을 찍어주거나 전자 기록을 남겨요. 절차는 빠른 편이라 10분 안팎이면 통과할 수 있어요.
출국 심사를 마치면 면세 구역이 나와요. 작지만 화장품, 주류, 초콜릿 같은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가게들이 있어요. 출발 시간까지 여유가 있다면 여기서 시간을 보내도 좋아요. 대기 공간에는 의자와 충전 콘센트가 마련되어 있고, 무료 와이파이도 잘 터져요. 탑승 안내 방송이 나오면 게이트로 이동해서 배에 올라타면 돼요.
배 안에서의 한 시간, 바다와 함께
페리에 오르면 생각보다 넓고 현대적인 실내에 놀라게 될 거예요. 비행기 좌석처럼 일렬로 배치된 의자가 있고, 창문 너머로 바다가 펼쳐져요. 출발하면 엔진 소리와 함께 배가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해요. 마카오 해안선이 점점 멀어지고, 파도가 창에 부딪히며 하얀 물보라를 만들어내요. 날씨가 좋으면 수평선이 또렷하게 보이고, 중간중간 화물선이나 어선이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어요.
배 안에는 화장실과 간단한 매점이 있어요. 생수나 과자, 컵라면 정도를 팔고 있어서 배고프면 간단히 때울 수 있어요. 하지만 한 시간이면 도착하니까 굳이 사 먹지 않아도 괜찮아요. 멀미가 걱정된다면 미리 멀미약을 챙기는 게 좋아요. 바다 상태에 따라 배가 흔들릴 수 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창가 쪽 자리에 앉아서 바다를 보며 가는 걸 추천해요. 도시와 도시를 바다로 잇는다는 낭만이 느껴지거든요.

홍콩 도착, 새로운 도시의 시작
한 시간쯤 지나면 홍콩의 고층 빌딩들이 수평선 너머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요. 홍콩섬이나 침사추이 쪽 항구가 가까워지면 배가 속도를 줄이고, 곧 부두에 도착해요. 배에서 내리면 홍콩 입국 심사를 거쳐야 해요. 마카오 출국 때와 마찬가지로 여권을 제시하고, 간단한 질문에 답하면 돼요. 홍콩은 한국 여권 소지자에게 90일 무비자 체류를 허용하니까 특별히 준비할 서류는 없어요.
입국 심사를 마치고 나오면 바로 홍콩 시내예요. 침사추이 터미널에 도착했다면 MTR 침사추이역까지 걸어갈 수 있고, 홍콩섬 상환 터미널이라면 센트럴이나 완차이로 이동하기 편해요. 공항으로 가는 노선을 탔다면 입국 심사 없이 바로 공항 출국장으로 연결되니까 환승 여행자에게 아주 유용해요. 각 터미널마다 택시 승강장과 버스 정류장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수월해요.
꿀팁,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들
페리를 예약할 때 왕복권을 구매하면 약간 할인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날짜와 시간 변경이 어려울 수 있으니 일정이 확실할 때만 추천해요. 마카오나 홍콩 현지 통화가 없어도 신용카드로 티켓을 살 수 있지만, 터미널 내 매점이나 간단한 지출을 위해 소액의 현금을 챙기는 게 좋아요.
짐이 많다면 대형 캐리어보다는 백팩이나 중형 캐리어가 편해요. 배 안 좌석 위 선반에 올려놓거나 발밑에 두어야 하는데, 너무 크면 불편하거든요. 여행용 파우치에 여권, 티켓, 충전기 같은 필수품을 따로 챙겨두면 출입국 심사 때 빠르게 꺼낼 수 있어요. 다음 여행을 준비하실 때 체크리스트처럼 참고해 보세요.
마카오와 홍콩 사이, 바다가 이어주는 여정
마카오에서 홍콩으로 페리를 타고 넘어가는 경험은 단순한 이동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비행기처럼 빠르지도, 육로처럼 풍경을 천천히 즐길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바다 위를 가로지르며 두 도시를 연결한다는 사실 자체가 특별해요. 창밖으로 보이는 수평선, 배 안의 다국적 여행자들, 도착 직전 보이는 홍콩의 스카이라인까지. 이 모든 순간들이 모여 하나의 여행 이야기를 만들어내요.
처음 가는 사람도, 몇 번 가본 사람도 이 바닷길은 언제나 설레는 구간이에요. 준비만 잘하면 복잡하지 않고, 오히려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여정이거든요. 마카오의 여운을 간직한 채 홍콩이라는 새로운 무대로 넘어가는 그 한 시간이, 여행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가 되어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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