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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무지개 아파트, 초이홍 재개발 전 마지막 이야기

 

초이홍 아파트 전경, 무지개색 외벽이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장면

 

홍콩 쿤통 지역의 하늘을 올려다보면, 회색빛 도시 풍경 사이로 유독 화려한 색채가 눈에 들어와요. 주황, 분홍, 연두, 하늘색, 노랑이 층층이 쌓인 건물. 바로 '초이홍 맨션(Choi Hung Estate)'이에요. 더운 습기가 감도는 홍콩의 오후, 이곳을 찾으면 낡은 콘크리트 벽면 사이로 빨래가 펄럭이고, 에어컨 실외기 소리가 울려 퍼지는 일상의 소리가 들려와요. 그런데 이 생생한 풍경이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홍콩의 랜드마크이자 SNS 포토스팟으로 사랑받았던 초이홍 아파트가 재개발을 앞두고 있거든요.

초이홍 아파트란 무엇인가

초이홍은 광둥어로 '무지개'를 뜻해요. 1963년에 완공된 이 공공주택 단지는 홍콩 정부가 전후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세운 대표적인 공공 임대아파트예요. 11개 동으로 이뤄진 이 단지에는 한때 약 7,000가구가 거주했고, 지금도 수천 명의 주민이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어요. 건물 외벽을 무지개색으로 칠한 이유는 단조로운 공공주택에 활기를 불어넣고, 주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해서였대요. 그 의도는 6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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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는 그동안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의 배경으로 무수히 등장했어요. 왕가위 감독의 영화부터 K-pop 아이돌의 뮤직비디오까지, 초이홍의 독특한 비주얼은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의 사랑을 받았죠. 특히 옥상 농구장은 인스타그램 감성 사진의 성지로 불리며, 전 세계 여행자들이 찾는 필수 코스가 됐어요.

 

초이홍 아파트 옥상 농구장, 무지개색 벽면을 배경으로 한 사진

왜 지금 재개발되는가

2024년 말부터 홍콩 정부는 초이홍 단지를 포함한 노후 공공주택 재개발 계획을 본격화했어요. 건물이 지어진 지 60년이 넘어 노후화가 심각하고, 좁은 주거공간과 낡은 설비로 인해 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게 주된 이유예요. 재개발 후에는 더 많은 가구가 입주할 수 있는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고, 현대적인 편의시설과 녹지 공간도 확충된다고 해요.

 

하지만 이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표했어요.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홍콩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문화유산이기 때문이에요. 주민들에게는 평생을 함께한 이웃과 추억이 담긴 공간이고, 여행자들에게는 홍콩의 독특한 면모를 보여주는 상징이었죠. 재개발 계획이 발표되자 현지 보존단체와 문화인들은 외벽만이라도 보존하거나, 일부 구역을 문화공간으로 남기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어요.

초이홍이 남긴 문화적 의미

초이홍 아파트는 홍콩 서민 생활의 진솔한 모습을 담고 있어요. 좁은 복도, 공용 세탁 공간, 옥상에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주민들. 이 모든 것이 홍콩의 독특한 공동체 문화를 보여주는 증거예요. 고층 빌딩 숲 사이에서도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따뜻한 공간이었던 거죠.

 

또한 초이홍은 '포토제닉'이라는 키워드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사례이기도 해요. 낡은 공공주택이 SNS 시대를 맞아 글로벌 관광명소로 재탄생한 거예요. 이는 건축물의 가치가 단순히 기능이나 미학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 그리고 소통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줘요.

 

초이홍 아파트 골목길, 빨래가 걸린 일상적인 풍경

초이홍 방문 실용 정보

초이홍 아파트는 홍콩 MTR 쿤통선(Kwun Tong Line) 초이홍역(Choi Hung Station)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어요. C3 출구로 나와서 표지판을 따라가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유명한 옥상 농구장은 아파트 단지 내부를 지나 엘리베이터나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주민들의 사생활을 존중하며 조용히 이동하는 게 중요해요.

 

방문하기 좋은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3시 사이예요. 이 시간대에는 햇빛이 잘 들어와서 사진이 예쁘게 나오고, 농구장도 비교적 한적해요. 다만 재개발 일정이 확정되면 출입이 통제될 수 있으니, 방문 전 최신 정보를 꼭 확인하세요. 입장료는 무료지만, 이곳은 여전히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초이홍 방문 후에는 인근 쿤통 지역의 로컬 맛집이나 아피우(Apiu) 거리, 쿤통 프롬나드를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아요. 이 지역은 관광지보다는 홍콩 로컬의 일상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 더욱 특별해요.

사라지는 것들이 우리에게 남기는 것

초이홍 아파트의 재개발은 단순히 건물 하나가 사라지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곳에 담긴 사람들의 삶, 시대의 기억, 공동체의 온기가 함께 지워지는 일이에요. 하지만 동시에, 낡은 것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죠. 변화는 언제나 아쉬움과 기대를 동시에 품고 있어요.

 

여행은 결국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행위예요. 초이홍을 직접 보지 못하더라도, 그곳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은 여전히 유효해요.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이고, 변화시켜야 할 것은 무엇인가?" 홍콩의 무지개 아파트는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 속에서, 작지만 선명한 이정표로 남을 거예요. 다음 여행을 준비하실 때, 이런 의미 있는 장소들을 체크리스트에 담아보세요. 사진 한 장보다 더 깊은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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